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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성의 세계여행 (14)] - 볼리비아 사막투어 -

-버킷리스트 가보고 싶은 곳 1위, 우유니 . . .

Eco-Times | 기사입력 2023/10/23 [08:11]

[한용성의 세계여행 (14)] - 볼리비아 사막투어 -

-버킷리스트 가보고 싶은 곳 1위, 우유니 . . .

Eco-Times | 입력 : 2023/10/23 [08:11]

 

     

 

우유니 인근 기차무덤(전편에 소개하였으니 참조)을 통하여 이 마을의 지난 과거의 영욕을 보았고 이제는 우유니 사막의 속살을 보기 위해 출발한다. 흙과 자갈이 섞인 비포장도로에서 만들어진 먼지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데도 스피드 건이 없어서인지 엄청난 속도로 달리니 차 또한 비보이처럼 격한 율동으로 화답을 한다. 

 

이런 악조건에도 차멀미로 고생하는 일행이 없으니 천만 다행이다. 멀리 보이는 만년설로 뒤덮인 높은 산들과 도로 좌우로 쌓여 있는 소금더미 보는 것이 지루해질 즈음에 염호마을 콜차니 마을에 도착하였다. 

 

우유니 소금사막의 첫 마을 콜차니

우유니 시내를 벗어나 기차무덤을 잠시 구경하고 만나 소금사막의 첫번째 마을 콜차니인데 1차 세계대전에서나 보았을 저 트럭이 아직도 현역으로 복무 중이다. 

 

허름한 창고 옆으로는 정제되지 않은 소금이 수북이 쌓여 있고 창고 안을 들여다보니 정제되어 판매될 소금 위에 앉아 혼자 사색(?)을 하던 꼬맹이 녀석이 쪼로로 나와 잠깐 아는 척을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완전 무시모드로 급전환을 한다. 

 

    

     밀당의 달인 꼬맹이

나를 아는 척하더니 어느새 소금 위에서 다시 돌아가 혼자서 사색을 즐긴다. 니 발로 밟은 그 소금 사서 먹겠냐? 

 

‘얼래. 요 맹랑한 녀석 보쏘. 아는 척할 때는 언제고 시방 나랑 밀당하자는겨?’

 겨우 5살 배기 꼬맹이와 뭐 하자는 건지 참 못나 보인다. 

 

               

         콜차니 마을에서 파는 소금으로 만든 각종 공예품.

 

이 마을에서는 소금을 불로 가공하여 식용으로 팔기도 하고 소금덩어리에 조각을 한 예쁜 기념품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앞마당에 있는 소형 창고 크기의 박물관에는 과거 소금을 채취하던 낡아 빠진 트럭과 소금 채취 기구들 그리고 야마, 나귀, 비큐샤(야마와 비슷한 낙타과 동물) 등 이 사막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동물을 소금으로 조각하여 전시하고 있는데 실물 크기와 비슷하여 제법 그럴듯한 박물관처럼 구색은 갖추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우유니 사막 여행의 전초기지인 소금호텔(hotel de sal playa blanca)로 가는 길 옆으로도 여러 무더기의 소금이 쌓여 있고 간혹 낡은 트럭에 소금을 싣는 원주민을 만날 수가 있다. 호텔에 도착하니 소금기를 머금은 찝찝한 바람으로 자기 구역이라는 것을 알린다. 

 

최초의 소금호텔인 이곳은 원형과 사각형 건물을 이어서 만든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고 넓은 식당에서 나는 음식 냄새가 내 위를 자극한다. 새벽에 도착해서 아침을 변변하게 먹지 못했으니 배꼽시계가 요동을 칠 만도 하다. 

 

우유니 사막은 12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가 우기로 소금사막에 물이 잠겨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지는 진귀한 풍경이 장관이나 지금은 이상 기온으로 가뭄이 계속되어 내게는 이러한 행운이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 그나마 며칠 전에 내린 비로 일부 지역에 물이 고여 있어 그곳을 이용하여 최대한 멋진 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운전기사 빠블로의 도움이 절대적이지만…

 

멀리 보이는 만년설을 한 컷

하늘과 땅의 경계가 애매한 지평선으로 두 컷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지만“저도 한 장 찍어 주실래요?”로 세 컷

신나게 사진을 찍다 보니 떠날 시간이 되었다고 급히 차에 오르라 재촉한다. 

 

    

   소금 사막 초입의 만국기 게양대

찢어진 태극기를 보니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거센 바람으로 다른 국기들도 온전한 것이 거의 없다. 

 

소금호텔 앞마당에는 소금벽돌과 소금을 쌓아 만든 동그란 만국기 게양대가 있어 어느 나라 국기이든 자유롭게 꽂을 수가 있는데 바람에 찢겨 일부만이 애처롭게 매달려 있는 태극기를 보니 마음이 영 좋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서 당장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을 안고 떠난다. 

 

‘다음에 올 때는 강풍에도 견딜 수 있는 튼실한 태극기로 바꿔줄 테니 쫌만 기둘려!’

 

가릴 것이 없는 황량한 소금사막에서 부는 강풍으로 태극기만 그런 것이 아니고 여러 나라 국기가 대충 다 그 모양이다. 

 

소금사막에서의 차량 운행은 소금층이 두껍고 딱딱하다고 아무 곳이나 다니다가 바닥 밑으로 흐르는 호수물에 빠지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어 넓은 사막이라도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따로 있고 이는 전문 운전기사만이 알 수 있다. 

 

넓은 사막이라 쉬워 보이는 운전이지만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에 개인에게 렌트카 사막투어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립공원의 방침이다.

 

사막 가운데 물고기 모양의 잉카와시섬(일명 물고기 섬)에는 이미 많은 지프차들이 도착해 있고 이곳저곳에서 연기를 피우며 자기네 여행객을 위해 점심 준비를 하고 있다. 

 

“빠블로! 이 엉아 배고파 쓰러지겠는데 언제나 먹을 수 있능겨?”

“지금 준비 중이니 냉큼 섬 구경부터 댕겨오셔유.”   

  

           

     물고기섬

소금사막 한 가운데 물고기 모양의 섬처럼 떠 있는 ’물고기 섬’이다. 바위 사이사이로 잉까인들이 심었다는 선인장들이 엄청 많다. 이곳에서 먹은 점심은 식어 빠진 야마고기였지만 그 맛은 세상 어디에도 없겠지...

 

나보다 큰 선인장들이 빽빽한 바위산으로 오르는 길은 온통 자갈밭으로 다리에 바짝 힘을 얻어야 미끄러지지 않고 걸을 수가 있다. 

 

산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입구에서 선인장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는 부실이들을 뒤로 하고 배고픔을 참아가며 꼬레(corea)의 악바리 정신으로 정상에 오르니 평평한 터 중앙에‘8월 광장(Plaza 1 de AGOSTO)’이란 팻말이 꽂혀 있는데 뭘 하던 곳이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옛날 정령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 아닌가 싶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소금사막은 너른 평야에 함박눈이 소복히 쌓여 있는 듯하며 거기서 반사되는 빛은 매우 강렬하여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눈 뜨기가 쉽지 않다. 동서남북으로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보면서 ‘이렇게 멋질 수가.’라는 것 밖에 딱히 달리 표현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 섬의 에치놉시스 선인장은 원주민인 치피아족이 자신들의 精靈을 위해 심은 것인데 지금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선인장들은 척박한 환경을 이기고 적응해서 살아남은 것들이다. 이 선인장은 매년 1cm만 자란다고 하는데 최고 장다리 선인장이 물경 9m나 된다고 하니 나이가 몇 살일까 누가 계산 좀 해봐라. 그렇다면 내 옆에 나보다 약간 큰 이 친구 아니지 할배 선인장의 연세는 최소 180살은 된다는 것 아녀?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산을 내려오니 파라솔까지 친 식탁에 숯불로 구운 야마 고기, 감자 등 야채 몇 종류 그리고 바람에 날리는 쌀밥 등 뷔페식으로 양껏 접시에 담아 먹으면 된다. 그러나 야박하게도 야마 갈비는 일인당 한 대 씩이다. 

 

이제부터는 오늘 저녁 묵을 숙소까지 지프차 두서너 대씩 그룹을 지어 이동하는데 이는 갑작스러운 돌발사고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고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우유니 소금사막을 달리는 4륜구동차들인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2 ~3대씩 같이 이동을 한다

 

                      

                    잡고 인증샷. ‘이 사진 합성 아녀유. 

 

우리 팀은 지프차 3대가 같이 이동하는데 똑 같은 풍경의 지루함과 점심 후 식곤증의 여파로 모두가 깊은 낮잠을 자는데 차가 급정거하는 느낌이 나서 눈을 뜨니 타이어 펑크가 났다고 모두 차에서 내리라고 한다. 

 

차 밖으로 나오니 해가 중천에 떠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른 사막에서 부는 차가운 바람으로부터 한기를 막으려 서둘러 두꺼운 옷들을 껴입고 걱정스럽게 운전기사 빠블로의 손놀림만을 주시하는데 일상이 듯 얼마 걸리지 않아 수리를 마치고 멀리서 우리를 기다리던 다른 차에게 이상 없음을 무전으로 알리고 그들에게 전속력으로 달려간다.

   

    

소금 호텔

외벽을 소금 벽돌로 쌓아 보온성이 좋아 실내는 생각보다 춥지 않다. 샤워실도 있고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지만 밤8시에 소등이 되어 잠자는 것 외에 할 게 없다.  

 

우리네 충청남도보다 조금 더 넓다는 우유니 사막은 소금사막, 모래사막 그리고 황무지 지역으로 구분되는데 오늘 우리가 묵을 소금호텔은 황무지 지역에 있는 산후안으로 몇 개의 허접스러운 호텔이 모여 있는 마을이다. 

 

건물 외벽은 물론 침대, 식탁, 의자 등 모든 가구를 소금벽돌로 만들었는데 소금벽돌은 보온과 습도를 조절해주어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심지어 호텔 바닥도 모두 소금이다.

 

해가 떨어지면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기에 짐을 풀자마자 세면도구를 챙겨 무심코 샤워장으로 들어섰는데 머리를 말리고 있는 외국 여성들을 보고 잘못 들어온 줄 알고 놀라서 내빼는데 여기 샤워실이 남녀 공용이고 샤워 부츠가 비었으니 들어와서 볼 일 보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손짓을 한다.

 

‘촌스럽게 뭘 그렇게 쪼려. 니가 못할 짓 한 것도 아닌데. . .’

 

샤워도 끝냈고 8시에 소등이 된다 하니 저녁을 서둘러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 예정이다. 예상치 못한 태양광 발전기 덕분에 사막 한가운데서도 전등불은 물론 카메라, 노트북,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대굴거리다 별과 은하수를 보려 방한용 옷을 걸치고 나갔더니 호텔 야외 식당에 몇 명씩 그룹을 지어 맥주를 마시며 시끄럽게 떠들며 조금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고 있다. 

 

하얀 천 같은 은하수가 길게 뻗어 있고 그 위에 수를 놓은 듯한 수많은 별들로 그려진 사막의 밤하늘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아름다워 그냥 잤으면 억울해서 다시 올 뻔 하였다. 멋진 밤하늘 감상으로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히려 침대에 잠깐 누웠는데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한기 때문에 깨어 얼른 침낭 속으로 들어가 얼은 몸을 녹이며 다시 잠을 청한다. 

 

침낭의 따듯함으로 아침까지 논스톱으로 푹 잤더니 컨디션이 아주 좋다. 허리가 좋지 않은 내게는 소금벽돌로 만든 딱딱한 침대가 허리 부분이 푹 꺼져 있는 여느 스폰지 매트리스 침대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어제 밤 밖에서 몇몇 젊은이들이 술에 취해 고성 방가하다가 근처 호텔 주인들과 실랑이로 시끄러웠다고 하는데 우리 범생이 방은 전혀 모르고 잤다. 

 

이 호텔은 4인실에서 10인실까지 다양한 형태의 방이 있는데 우리 방은 6인실로 두명의 이탈리안 아가씨와의 혼숙을 아침이 되어서야 알았다.

 

‘부러워할 것도 없고 지는 도덕심에 푹 쩔은 놈이니 쓸데없는 상상은 뚝. ㅋㅋ‘

 

          

    황무지

소금사막을 한나절 달리고 그 다음부터는 황량한 황무지를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사막의 아침은 예상한 것보다 많이 춥지만 해가 뜨면 곧 더워지기에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온도에 따라 언제든지 벗었다 입었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사전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오늘은 안티플라노 고원지대에 있는 여러 호수들을 둘러보고 내일 아따까마 사막을 거쳐서 칠레로 입국할 예정이다. 

 

        

          버섯바위

바람에 깎여 만들어진 아름다운 조각품이다. 

                               

                    못난이 바위

나름 남성미가 뿜뿜 나지 않냐? 

 

사막 투어의 필수 방문 코스인 아르볼데 피에드라(stone tree)에는 오랜 세월 모래바람에 의해 깎여진 기상천외한 모습을 가진 바위 조각품들의 야외 전시장이다.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조각품을 감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림막 역할을 해 줄 바위 지역은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매우 유용하다. 먼 곳 바위로 가는 분들은 Big, 가까운 바위 뒤로 잠깐 숨었다 나오는 분은 small, 여성분들은 짝지어 더 멀리. . .  

 

“너무 멀리 가지 마세요. 거기 뱀 나와요.” 

가이드가 멀리 가는 여성 팀원들을 놀린다. 

‘엥 지도 여자면서. . .‘

 

스톤 트리(stone Tree)에 인접한 라구나 카나파

플라멩고가 많은 라구나 에디온디

호수 물이 초록색인 라구나 온다

점심 식사를 한 라구나 치르코타 

 

              

                     

              

                          군락을 이룬 플라멩고 

                             이런 황무지의 소금호수에서 뭘 먹고 그렇게 이쁜거니?

 

 

 

         

   우유니 사막의 주인 야마

부끄러움이 많은 동물이라 언제든지 뒤로 돌아 튈 준비를 한다. 

 

여러 호수를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플라멩고 군무도 보고 기러기인지는 모르겠으나 기러기와 꼭 닮은 새들의 정돈된 날음도 보고 야트막한 언덕에서 우리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야마떼들도 봤다. 그런데 에디온디, 온다 등 우리 말로는 호수로 표시가 되었는데 스페인어로 Lago(호수)가 아니라 Laguna(늪)로 이름이 붙어 이상하다 생각하였는데 직접 눈으로 보니 호수라고 부르기 보다는 라구나(늪 Laguna)란 이름이 어울리는 것 같다. 

  

            

             호수 모양새가 이러니 늪(Laguna)이라고 부르겠지~

 

멀리 차창 밖으로 보이는 만년설 고깔모자를 쓴 6,000m가 넘는 고봉들과 연기를 모락모락 피면서 인간들을 언제 놀래 줄까 고민하고 있는 크고 작은 이름 모를 활화산들을 보며 황량한 황무지 마음껏 쏴 돌아다니다 내일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하는 고된 일정이 있어 조금 이른 시간에 라구나 콜로라도 보호구역의 숙소로 향했다. 

 

이 호스텔은 교실 같이 큰 방에 침대가 20개 정도 놓여 있어 침대들 사이로 끼면 숙면하기가 어려울 듯해서 은근 나이로 밀어붙여 가장자리의 침대를 차지하였다. 그런데 엉성하게 짜진 문틈 사이로 부는 바람으로 추워서 깨고 생리현상을 해결하러 들락날락 거리는 방 친구들 때문에 깨고 내가 자고 있는 건지 깨어 있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나이 값도 못하고 자기만 편하게 자려고 했던 못된 이기심으로 고생해도 싸다.

 

           

                             '솔 데 마냐나'의 일출

         

        밤에는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니 당연히 얼음이 언다. 

 

‘솔 데 마냐나 (아침의 태양 Sol de Manana)’는 간헐천 지역으로 4,800m 고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해가 뜨기 전에만 화산 활동을 하여 이른 시간에 도착해야 땅에서 뿜어 나오는 흰 연기 등 간헐천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눈 비비며 털모자만 눌러쓰고 차에 오른다. 이 숙소에서 자던 모든 이들이 같은 시간에 일어나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자기 차를 찾으러 우왕좌왕하느라 주차장은 난리법석이다. 

 

밖의 온도는 영하 11도, 고도는 4천m가 넘는다는 것을 차에 달린 계기판 통해 알 수가 있다. 다행히 나는 페루 꾸스꼬에서 고산병을 심하게 앓았기에 지금 이 고도에서도 뛰어다닐 정도로 고소적응이 완벽하게 되어있지만 저지대에서 이곳으로 직접 온 몇몇 친구들은 엊저녁밥도 먹지 못하고 고산병 증세로 아직 고생하는 중이다. 

 

고산증의 증상은 무기력, 숨가쁨, 가슴 답답증, 구토 등 다양한데 인간 코알라가 되어 모든 행동거지를 슬로우 템포로 바꾸고 깊게 심호흡을 자주하면 진정이 되기도 하고 꼬까티(코카인의 원료가 되는 나무 잎사귀로 만든 차인데 볼리비아에서만 복용 가능)를 자주 마시면 의외로 쉽게 적응을 할 수도 있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은하수와 수많은 별들이 내려다보는 캄캄한 새벽에 여러 대의 지프차가 라이트를 켜고 산등성이를 경쟁적으로 오르는 모습 또한 장관이다. 주변이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지만 군데군데 웅덩이가 파진 비포장도로를 달리다는 것은 차의 흔들림 강도와 횟수로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격한 율동에도 잠은 쏟아지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치에 도달할 즈음에 저 멀리 차 불빛에 하얀 소복을 입은 악귀 모양의 연기들이 피어오르는 것이 보인다.

 

 “Mr. Han. 여기가 제일 멋진 장소니까 얼른 내려서 사진 찍어.”

빠블로 동생이 3일차라 조금 친해졌다고 생각 하는지 어눌한 영어로 반말을 한다. 

‘영어로 반말을. Really?’

 

            

         연기를 뿜고 있는 활화산

우유니 사막의 고도가 3,600m 정도이니 저 산은 족히 5,000 ~ 6,000m는 되지 않을까? 멀리 보이지만 언제 성질 부릴지 모르니 얼른 튀어야지~~~

 

                        

                   나 쫌 봐줘요~

해 뜨기 전 마지막 용트림을 하며 힘차게 내뿜는다. 

 

차에서 문을 열자 코를 파고드는 계란 썩은 냄새가 ‘토’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 역하게 난다.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땅구멍에서는 ‘쉬익 쉬익’소리를 내며 ‘내 방귀소리가 더 크지롱?’ ‘내 냄새가 더 거시기하지롱?’ 하며 구멍들끼리 서로가 잘났다며 자기를 봐 달라며 난리이다. 

 

여기 저기서 불규칙하게 솟구치는 하얀 연기가 때로는 거인으로 때로는 난장이가 되어 소인국과 거인국을 정신없이 오가게 한다. 조심스럽게 연기 근처로 손을 뻗어 열기를 느끼려 하는데 생각보다 뜨거워 얼른 손을 뺀다. 헤드 렌튼 불빛으로 펄펄 끓는 진흙 구덩이 지역으로 조심스레 다가가니‘꾸륵 꾸륵’하며 시꺼먼 찰흙이 꿈틀거리는데 누군가의 손이 툭 삐쳐 나와 나를 잡아 끌 것 같다. 

 

‘옴메 무셔라. 근데 저거 식혀서 머드팩 하면 좋겠는디. . .’

 

철없는 상상 속을 헤매고 있는데 “삐리릭 삐리릭”차로 귀환하라는 호르락 소리에 제 정신으로 돌아온다. 어둠 속에서 ‘어슬렁 어슬렁’ 지프차로 다가오는 일행들이 마치 악마의 기를 받아 나를 잡으러 오는 저승사자처럼 보인다. 

 

이 산을 넘으면 노천온천이 있고 그곳에서 아침식사 준비를 할 동안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내가 여기를 언제 다시 오겠냐.’는 마음으로 추워서 망설이던 마음을 접고 수영복으로 갈아 입으려는데 탈의장을 찾지 못하겠다. 

 

노천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는 이들에게 물었더니 자기들은 화장실에서 갈아 입었다고 손가락으로 위치를 알려준다. 그런데 화장실도 남녀 공용으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남녀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시건 장치가 고장 난 화장실문을 대충 닫고 잽싸게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추위에 덜덜 떨며 화장실과 조금 떨어져 있는 노천온천으로 뛰어가서 몸을 날렸다. 

 

무료 노천온천

전 세계에서 공짜 온천을 하러 온 배냥이들이 모두 모였다. 사막을 건너는 동안의 노고에 대한 위로와 무용담

을 쏟아내는 자리이다. 저기 앞에 보이는 게 탈의실이라는 데 너무 작지?

 

뜨끈한 게 좋구먼. . . 

 

‘앗 뜨거워. 우씨 뜨겁다고 이야기를 해줘야지.’

 

몸이 사르르 녹으면서 살살 졸음이 온다. 한참을 지나니 늦게 도착한 친구들로 온천탕은 옆사람과 살이 맞댈 정도로 복닥거리고 일부는 밖에서 입수 대기 중이다.

 

 ‘그렇다면 선입선출법에 의해 내가 나가야겠지?’ 

 

온천물에 오랫동안 지져 몸이 열을 받아서인지 해가 떠서인지 추위에 쪼그려 온천으로 뛰어 들 때와는 달리 어깨 피고 위풍당당하게 갈아 입을 옷을 들고 화장실로 향하는데 바로 노천온천 옆으로 탈의실이 보인다. 나야 어둑어둑해서 잘 보이지도 않고 추워서 급한대로 화장실을 탈의실로 이용하였는데 날이 훤하게 밝아 탈의실이 보이는데도 화장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뛰어오는 거시기한 놈들은 뭐지?

 

아침식사 장소인 라구나 베르데에 도착하니 온천욕을 하지 않고 미리 와서 기다리던 일행들이 반긴다. 몇 명은 온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냥 지나쳐 온 것을 아쉬워하는데 우리 팀 운전기사가 식사 후 이곳에서 더 머물테니 온천 갈 사람은 자기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일행 중에 가겠다고 한 사람은 없었지만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보니 흐뭇하고 대견해 보인다.

 

   

 

        

            볼리비아 이민국(上)과 칠레 국경 

국경 통과 참 쉽~~~죠? 

 

아침 식사 후 한가롭게 호수를 거느리고 있는 플라멩고 무리를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고 국경을 향해 떠난다. 허허벌판에 외롭게 서 있는 초라한 건물이 볼리비아 국경 초소로 이곳에서 볼리비아 출경 신고를 한 뒤 칠레의 아따까마 사막을 달리니 칠레 입국 신고를 위해 산 페드로데 아따까마 마을로 데려다 줄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빠블로 동생아! 수고 많았고 너랑 같이 해서 행복했어.”

“Big brother! 남은 남미 일정도 무사히 마치고 언제 다시 봐요”

빠블로와 뜨거운 포옹으로 우유니 사막 투어는 끝이 났다.

 

 

Eco-Times 한용성 여행작가 / 글.촬영 

[前 금호타이어 사장. 現 케이프투자증권(주) 고문]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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