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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16)] -신(神)은 어떻게 생겼을까? -

Eco-Times | 기사입력 2023/11/09 [09:29]

[최원영의 책갈피 (16)] -신(神)은 어떻게 생겼을까? -

Eco-Times | 입력 : 2023/11/09 [09:29]

 

 





 

인간은 사랑을 먹고 삽니다.

어린 시절에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자라면 성인이 되어서도 불행한 삶을 살기 쉽지만,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사람들의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의 결핍은 성격적으로 거칠어지기 쉽습니다. 그런 거친 태도가 인간관계를 원만치 못하게 하여 결국 비극적인 삶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삶은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랑 중에 부모님의 사랑만큼 진실한 것은 없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빛을 발할 때는 자녀가 위기에 처했을 때입니다. 2015년 성탄절 하루 전날 어느 일간지에 실린 기사에서 부모님의 자식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미국 텍사스의 어느 병원입니다. 27세의 청년은 그해 1월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거의 1년을 뇌사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판정한 의사들은 가족에게 생명유지 장치를 떼자고 말하자 청년의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이제 청년의 아버지만 동의하면 되었습니다.

 

이윽고 청년의 아버지가 병원에 왔습니다. 그런데 그의 손에는 권총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아들이 아직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의료진을 향해 총을 겨누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란의 와중에 아들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멈추고 있던 심장박동이 다시 뛰면서 놀랍게도 청년이 살아난 것입니다.

 

이 난동으로 인해 청년의 아버지는 법정에 서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법정에서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무죄로 석방되었으니까요. 건강을 되찾은 청년은 아버지의 사랑이 자신을 살렸다고 고백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이처럼 헌신적입니다. 그리고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부모의 존재 때문이 아니라 부모의 간절한 사랑이 그 기적을 만드는 겁니다. 청년의 아버지가 바로 독자 여러분과 제 부모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고 스승입니다. 자녀는 부모를 보면서 성장하고, 옳고 그른 것을 배워나가며 사랑을 표현하는 태도를 배워나가기 때문입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글에서도 그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오릅니다.

한 소년이 ‘위대한 스승’을 만나겠다며 오랫동안 방황했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깊은 숲과 황량한 사막을 헤매고 다녔지만 위대한 스승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너무 지쳐서 나무 밑에 털썩 주저앉아 쉬고 있는데, 하얀 수염과 맑은 눈동자를 지닌 한 노인이 나타나더니 소년에게 “얘야, 왜 그렇게 방황하고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소년이 위대한 스승을 찾고 있다고 말하자, 노인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네가 찾는 위대한 스승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가르쳐주마. 지금 곧장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러면 어느 한 사람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나올 것이다. 그 사람이 바로 네가 찾는 위대한 스승이란다.”

 

소년은 꿈에 그리던 위대한 스승을 빨리 만나고 싶어 곧장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소년이 대문을 두드리자 한 여인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나와 소년을 맞이합니다. 바로 소년의 어머니였습니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고, 거기에 더해 사랑까지 채워주신 존재입니다. 신(神)이 자신의 얼굴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말해주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내 얼굴이 궁금하다면 네 어머니의 얼굴을 보면 된다.”

 

어머니의 얼굴이 곧 신의 얼굴이라는 이 문장이 가슴을 후벼팝니다. 독일 철학자 칸트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복을 누릴 자격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행복을 누릴 자격을 갖춘다는 말은 곧 ‘인격’을 갖췄다는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 인격의 대부분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삶을 통해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이 땅의 모든 부모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Times 최원영 전문위원 wychoi1956@hanmail.net

              (인하대학교 프런티어 학부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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