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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25 )] - 대설(大雪) -

-24절기 중 21번째 (양력12월7일)
-일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
-농부들에게는 농한기
-아름다운 새 한호조의 전설도 되새겨볼만...

Eco-Times | 기사입력 2023/12/06 [08:28]

[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25 )] - 대설(大雪) -

-24절기 중 21번째 (양력12월7일)
-일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
-농부들에게는 농한기
-아름다운 새 한호조의 전설도 되새겨볼만...

Eco-Times | 입력 : 2023/12/06 [08:28]

 

 

 

일 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인 대설을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음력 10월의 입동(立冬)과 소설, 음력 11월의 대설과 동지 그리고 12월의 소한(小寒), 대한(大寒)까지를 겨울이라 하나, 서양에서는 추분(秋分) 이후 대설까지를 가을이라 여긴다.

 

대설이 있는 음력 11월은 동지와 함께 한겨울을 알리는 절기로 농부들에게 있어서 일 년을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농한기(農閑期)이기도 하다.

 

19세기 중엽 김형수(金逈洙)의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에서는 대설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時維仲冬爲暢月(시유중동위창월 :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 11월이라)

大雪冬至是二節(대설동지시이절 : 대설과 동지 두 절기가 있네)

六候虎交麋角解(육후호교미각해 : 이달에는 호랑이 교미하고 사슴뿔 빠지며)

鶡鴠不鳴蚯蚓結(갈단불명구인결 : 갈단새는 울지 않고 지렁이는 칩거하며)

荔乃挺出水泉動(여내정출수천동 :타래붓꽃은 곧 싹이 나고 샘엔 물이 솟네)

身是雖閒口是累(신시수한구시라 : 몸은 비록 한가하나 입은 심심하네)

 

이 시기는 한겨울에 해당하며, 농사일이 한가한 시기이고, 가을 동안 수확한 곡식이 곳간에 가득 쌓여 있는 때이므로 당분간은 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이다.

 

한편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말과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고 눈이 보리를 덮어 보온하므로 동해(凍害)를 적게 입어 보리 풍년이 든다고도 하였다.

 

▲ 눈으로 덮힌 보리밭

 

중국에는 대설에 관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온다.

 

옛날에 한호조(寒號鳥)라는 작은 새가 살고 있었는데, 다른 새들과는 달리 긴 다리가 네 개 있었으며, 두 개의 깃털이 없는 날개가 있어, 보통의 새와 같이 날 수는 없었다.

 

여름이 되면 한호조의 전신에는 아름답고 화려한 깃털이 길게 자라서 모습이 매우 아름다웠다. 한호조는 스스로 천하에 가장 아름다운 새라고 여기게 되었으며, 봉황(鳳凰)도 자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교만하기 짝이 없었다.

 

한호조는 왼 종일 이곳저곳으로 깃털을 흔들며, 의기양양하게 ‘봉황도 나만 못하다! 봉황도 나만 못하다!’라고 외치고 다녔다.

 

여름이 가고, 곧 가을이 되자 보통의 새들은 모두 바쁘게 무리를 지어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거나, 겨울에도 따뜻할 만한 곳을 골라 새로이 둥지를 짓고, 겨우내 먹을 것들을 준비하기에 바빴다.

 

오직 한호조만이 남방으로 날아가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애써 월동준비를 하지도 않고, 여전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자신의 이름다운 깃털을 뽐내기만 하였다.

 

겨울이 되어 날씨가 추워지자 새들은 모두 자기의 따뜻한 둥지로 들어갔다. 그러나 한호조는 온몸의 이름다운 깃털은 모두 빠져버렸다. 밤이 되자 한호조는 돌 틈에 앉아서 덜덜 떨며, 끊임없이 ‘아이고 추워! 아이고 추워!’하며, ‘날이 밝으면 둥지를 지어야겠다!’라고 하였다.

 

다음 날 아침 날이 밝자 햇볕을 쬐어 따뜻해진 한호조는 지난 밤의 추위를 잊고는 여전히 하루종일 끊임없이 ‘지나갔다, 햇볕이 따뜻하구나!’라고 외치고 돌아다니며 둥지를 짓지 않았다.

 

대설(大雪) 때가 되니 북풍이 요란하고 태양은 이전의 그 따뜻함을 잃게 되었다. 한호조는 차가운 대설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은 바위틈에서 얼어 죽었다.

 

대설 때가 되면 모두 월동준비를 하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풍습과 절기 음식도 생겼다고 한다.

 

1.엄육(腌肉) 만들기

남경에는 ‘소설에는 장아찌, 대설에는 엄육’이라는 속담이 있다. 엄육은 고기덩어리를 굵은 소금과 계피·후추·설탕 등에 반달쯤 절인 뒤 처마 밑에 걸어두고 꾸덕꾸덕하게 말린 것으로, 설날부터 썰어 먹는다.

 

2. 제신절(祭神節)

목축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설이 되면 집으로 돌아온다. 이때 이들은 새 옷으로 갈아입고, 가축과 집안 식구가 모두 무사했음을 감사하며,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3. 꽃장식 하기

우리나라에서도 창호지로 된 창문이나 방문에 마른 나뭇잎을 넣어 멋을 냈듯이, 붉은 종이로 ‘길상여의(吉祥如意:복이 뜻대로 이루워지다.)’와 같은 글자나 꽃·아름다운 경치 등을 오려 창문에 붙이는 것을 말한다.

 

4. 산제(山祭) · 폭죽놀이 · 사자춤 · 용춤

 

5. 양고기탕

‘겨울에 양고기로 보신하면 산에 올라 호랑이도 잡을 수 있다.’

 

6. 만두 먹기

만두의 모양이 돈주머니 같다고 하여 ‘전대자(錢袋子)’라고도 한다.

 

7. 대설반(大雪飯)

일종의 약식(藥食)으로 찹쌀·밤·대추·팟 등 각종 곡식을 넣고 쪄낸 음식이다.

 

직접 대설 절기에 관한 시를 찾지 못해 망설이다가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문유십구(問劉十九)〉가 떠올라 소개하고자 한다.

 

綠蟻新醅酒, (녹의신배주 : 밥알 동동 뜬 갓 익은 술)

紅泥小火爐。(홍니소화로 : 작은 질화로도 준비했는데)

晩來天欲雪, (만래천욕설 : 저녁엔 눈도 내리려나 본데)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 : 술 한잔하지 않겠소?)

 

눈이라도 곧 내릴 듯한 싸늘한 저녁나절, 마침 갓 익은 술 향이 코를 자극하여 친구와 한잔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참으로 잘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정경이 눈에 익은 듯도 하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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