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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21화) ]- 쥐덫이 삶에 미치는 영향-

-이기심,눈앞에 보이는 나만의 '현재'를 탐하는 마음
-이타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너와 나 모두의 아름다운 '현재와 미래'를 그리는 마음

Eco-Times | 기사입력 2024/02/05 [20:50]

[최원영의 책갈피 (21화) ]- 쥐덫이 삶에 미치는 영향-

-이기심,눈앞에 보이는 나만의 '현재'를 탐하는 마음
-이타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너와 나 모두의 아름다운 '현재와 미래'를 그리는 마음

Eco-Times | 입력 : 2024/02/05 [20:50]

 

 

 

쥐덫은 쥐를 잡을 때 쓰는 도구이기 때문에 쥐에게는 치명적인 물건입니다. 그러나 덩치가 큰 다른 동물들은 쥐덫을 무서워하지 않고 관심조차 두질 않습니다. 자신에게는 그것이 전혀 두려운 물체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아잔 브라흐마 저)에서 저자는 똑똑한 것처럼 살아왔지만 그런 삶이 공동체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흥미로운 우화를 전하고 있습니다.

 

농장에는 생쥐 다섯 마리와 암탉, 돼지, 젖소가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사는 생쥐들은 농부가 닭튀김을 먹고 싶어 할 때는 닭에게 당장 숨으라고 했고, 돼지고기를 먹고 싶어 하면 돼지에게는 병든 척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쇠고기를 먹으려고 하면 소에게 다른 밭으로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은 ‘생쥐 정보원’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날 생쥐 한 마리가 벽 속 틈으로 농부가 소포를 뜯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소포에서 쥐덫이 나오자, 생쥐들은 숨이 멎을 것만 같습니다. 그가 다른 생쥐들에게 “우리 이제 다 죽게 생겼다.”라고 말하고는 밖에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습니다.

 

암탉은 “쪼그만 쥐덫이 나를 해치겠어?”라고 했고, 돼지는 “난 지금 무척 바빠. 나중에 보자고. 어쨌든 쥐덫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하겠어?”라고 말했습니다. 젖소는 풀을 씹느라 말할 수조차 없습니다. 속이 타는 생쥐로부터 오랜 시간 동안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알았어. 내 문제는 아니지만 생각해볼게.”라고 답했습니다.

 

그날 밤입니다. 늦게 야식거리를 찾던 생쥐 한 마리가 그만 쥐덫에 걸려 죽었습니다. 다른 네 마리 생쥐들이 친구의 비명을 듣고 달려왔습니다. 그 소리에 놀란 농부 부인도 무슨 소리인가 싶어 왔습니다. 부인은 4마리 생쥐들이 슬피 우는 모습을 보고 놀라서 비명을 지르다가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부인은 다음 날 아침까지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농부는 부인을 낫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궁리하다가 문득 멋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 치킨 수프!’ 수프를 부인에게 먹게 하면 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 여기고 닭을 잡아 털을 뽑고는 냄비에 소금과 마늘을 넣고 끓였습니다.

 

부인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습니다. 농부는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돼지를 잡아 구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부인은 죽고 말았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부인의 장례식에 왔습니다. 농부는 그들에게 쇠고기 로스구이를 대접했습니다.

 

조그만 쥐덫 하나가 암탉과 돼지와 젖소 모두를 죽게 하고 말았습니다. ‘나만 살겠다’는 이기심이 빚어낸 비극입니다. 저자인 아잔 브라흐마는 이 우화를 전하면서, “이래도 어떤 문제 앞에서 그것은 내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경고합니다. 누군가가 도움을 청하면 그것은 ‘내’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똑똑한 암탉과 돼지와 젖소 모두 쥐덫이 쥐를 잡는 도구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쥐덫이 자신들에게는 전혀 위험한 물건이 아니라고 여겼을 겁니다. 생쥐에게는 위협의 대상이지만 자신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겁니다. 그러나 그런 이기적인 생각이 결국 그들 모두를 사라지게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반드시 지혜로운 태도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리석을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어야 지혜로운 사람일 겁니다. 이기심은 눈앞에 보이는 나만의 ‘현재’를 탐하는 마음이라면, 이타심은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너와 나 모두의 아름다운 ‘현재와 미래’를 그리는 마음입니다.

 

이타심은 자신과는 무관한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발품을 기꺼이 파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세상을 더더욱 아름답게 만들 겁니다. ‘코로나19와 그 후유증’이라는 쥐덫 앞에서 눈물짓는 사람들의 절규에 우리가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 선한 사회를 그려봅니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Times 최원영 전문위원 wychoi1956@hanmail.net

              (인하대학교 프런티어 학부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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