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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말복 (末伏) -

-삼복 더위의 끝자락
-2,700년 전 진나라 때부터 '복날' 유래

Eco-Times | 기사입력 2024/08/14 [08:19]

[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말복 (末伏) -

-삼복 더위의 끝자락
-2,700년 전 진나라 때부터 '복날' 유래

Eco-Times | 입력 : 2024/08/14 [08:19]

 

 



오늘(8월14일)은 말복이다. 삼복 중 첫 번째 복날을 초복(初伏)이라 하고, 두 번째 복날을 중복(中伏), 세 번째 복날을 말복(末伏)이라 한다. 복날은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넷째 경일을 중복(中伏), 입추(양력 8월 7일 무렵) 뒤의 첫 경일을 말복(末伏)이라 하며, 이를 삼복 혹은 삼경일(三庚日)이라 한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리지만, 말복이 입추 뒤 첫 경일이기 때문에 흔히 달을 건너뛰게 된다. 이처럼 말복이 달을 건너뛰어 드는 것을 월복(越伏)이라 한다. 만일 월복이 되면 말복은 중복 뒤 20일 만에 오게 되므로 삼복은 소서(양력 7월 8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무렵) 사이에 들게 된다. 삼복 기간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가 된다.

 

복날에는 보신(補身)을 위하여 과거에는 개장국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으나, 현대에는 삼계탕을 즐겨 먹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팥죽을 먹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복(伏)’을 ‘장하(長夏:긴 여름. 음력 6월을 말하기도 함)라고도 하며, 그 의미로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땅에 숨는 것을 나타낸다’라고 보는 경우와 ‘날씨가 너무 더워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라고 보는 경우가 있다.

 

중국에 있어서 ‘복날’에 관한 기록은 한(漢)나라의 사마천(司馬遷)이 기록한 《사기(史記)·진본기(秦本紀)》에 ‘진 덕공 2년(B.C.676), 초복, 이구어고(秦德公二年, 初伏,以狗御蠱)’이라는 말을 보면, 진나라 때부터 ‘복날’이 있었으며, 개를 먹어 더위를 물리치려 하였음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중국인들은 초복에는 만두를, 중복에는 국수를, 말복에는 라오삥(烙餅; 달걀물로 반죽하여 구운 전병)을 먹는다. 복날 국수를 먹는 풍습은 유비(劉備)와 조조(曹操)가 활동하였던 삼국시기부터 시작하였으며, 당·송(唐·宋)시대가 되면 평민들에게까지 보편화되었다.

 

복날 무렵이 되면 사람들은 식욕이 없게 되고, 종종 평소보다 살이 빠지기도 하여, 속칭 고하(苦夏: 힘든 여름)라고도 한다.

 

만두는 전통적으로 식욕을 돋우는 식품이며, 산동(山東)의 일부 지역에서는 날오이와 찐 달걀을 먹어 고하(苦夏)를 극복하려 하였으며, 복날이 되면 이른 아침에 달걀만 먹고 다른 음식을 먹지 않기도 한다.

 

남방의 상해(上海)지역 같은 경우 초복에는 훈뚠(餛飩)이라는 물만두를 먹고, 중복에는 차를 마시며, 항주(杭州)에서는 초복에 돼지다리를 소금에 절여 불에 그슬린 중국식 햄을 먹고, 중복에는 닭을 먹는다.

 

강소성 서주(江蘇省·徐州) 사람들은 복이 되면 양고기를 먹으며, ‘복날 양고기탕을 먹으면 어떤 신의(神醫)가 내린 약방문보다도 낫다.’라는 말도 있다.

 

그 외에도 무더운 여름이 되면 기력을 보충하고, 해열작용을 위해 상추·미나리·회향(茴香)·고수·여주·시레기와 같은 쓴맛의 음식을 즐겨 먹으며, 그 외에도 몸의 화기(火氣)를 물리치기 위하여 시원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녹두·토마토 등의 음식을 먹기도 하였다.

 

그 밖에 산동지역에서는 복날 보리를 끓여 소에게 먹이면 소의 몸이 크고 건강하게 되며, 힘도 강하게 되어 땀을 흘리지 않는다고 한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여름 날(夏日)》에서

 

東窗晚無熱,(동창만무열) 동창엔 저녁이 되니 열기가 식고,

北戶涼有風。(북호량유풍) 북쪽 문으론 시원한 바람도 부는구나.

盡日坐復臥,(진일좌복와) 온종일 누웠다 앉았다 하며,

不離一室中。(불리일실중) 방을 떠날 줄 모르네.

中心本無系,(중심본무계) 본래 마음에 얽매임이 없으니

亦與出門同。(역여출문동) 문밖으로 나간 것이나 같구나.

 

비록 삼복더위에도 해가 지면 열기도 식고, 시원한 느낌이 있음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밖은 뜨거워 집안에서 한껏 게으름을 피우며, ‘본래 마음에 얽매임이 없으니, 그래도 문밖으로 나간 것이나 같지’하며 스스로 변명하는 모습이 매우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대만 정부가 보급하고 있는 여름철 더위를 슬기롭게 이기는 방법]

 

-여름철에는 등산과 같은 실외 운동이나 한낮의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수영이나 아침저녁으로 건강달리기 등의 운동을 권장한다.

 

-끓인 물(백비탕)을 수시로 마시며, 목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급히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지나친 음주는 삼간다.

 

-지나치게 담백한 음식을 먹는 것은 좋지 못하다. 여름날은 낮의 시간이 길어 활동량도 많고, 땀도 많이 흘리며, 체력도 많이 소모되므로 단백질 등의 영양분이 풍부한 육류나 생선 등을 먹어야 하며, 오이·토마토·복숭아·살구·수박·참외와 같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낮잠 시간이 너무 길게 되면 신체가 무기력하게 되므로 절제하여야 한다.

 

-외부 활동으로 더워진 몸을 갑작스럽게 식히게 되면, 오히려 체내에 축적된 열기가 외부로 발산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뇌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부족하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에어컨을 과도하게 작동하여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이상 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실내온도를 24℃ 정도로 함이 적당하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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