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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27)] -소한(小寒) - (양력 1월6일):생태환경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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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27)] -소한(小寒) - (양력 1월6일)

-자연계에서는 생명력이 가장 강해지며 봄 맞을 준비 시작

Eco-Times | 기사입력 2024/01/05 [09:12]

[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27)] -소한(小寒) - (양력 1월6일)

-자연계에서는 생명력이 가장 강해지며 봄 맞을 준비 시작

Eco-Times | 입력 : 2024/01/05 [09:12]

 

 

 

절기의 이름으로 보면 소한 다음 절기인 대한(大寒) 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실제로는 소한 무렵이 가장 춥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소한의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라고도 했다.

 

중국에서도 소한이 대한(大寒)보다 추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한이 비록 일 년 중 가장 추운 때이기는 해도 기러기는 북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한매(寒梅)는 꽃을 피우기 시작하며,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춘절(春節, 설)이 되는 등 자연계에서는 생명력이 가장 강력해지는 시기라고 여겨 밭갈이와 곡식 파종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소한이 되면 집을 떠났던 가족이 돌아오며, 집을 떠난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는 밤늦도록 불을 밝히고, 양고기·닭고기·찹쌀밥 등의 보양식을 준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설 무렵이 되므로 설빔으로 새 옷을 준비하고,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며, 만두와 년고(年糕)라 불리는 설에 먹는 떡 등 설맞이를 준비한다.

 

소한에도 하늘과 조상께 지난 한 해 보살펴 주신 은혜에 감사와 새해에도 행복과 건강을 비는 의미로 제사를 지낸다. 당(唐)나라 때 장안(長安)에서는 동지 뒤의 세 번째 술일(戌日)을 납일(臘日)이라 하고, 이날 여러 신에게 한 해 동안 지은 농사의 형편과 그 밖의 일들을 고하는 납향(臘享)이라는 제사를 지냈다.

 

이 납일이 소한과 가까웠으므로 월동용의 화장품이나 장신구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선물은 주로 입술이 얼고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늘날의 립스틱과 같은 구지(口脂)·로션과 같은 석지(腊脂)·조각한 벽옥(碧玉)의 칫솔 통 등이 인기가 많았다.

 

당나라 말기부터 소한이 있는 음력 12월 8일엔 납팔죽(臘八粥)이라는 이름의 죽을 먹는 풍습이 있다. 이날은 본래 불교의 4대 명절인 부처님 오신 날·출가절·성도절(成道節)·열반절 중 성도절로서 민가에서도 찹쌀에 용안(龍眼; 桂圓이라고도 함)·말린 여지(荔枝)·연꽃씨·대추·땅콩·잣·은행·밤 등 8가지로 죽을 만들어 먹었다.

 

*필자가 대만 유학 시절 먹어 보았던 납팔죽은 우리의 동지죽과 같았다.

홍콩 부근의 광동(廣東)에서는 소한 날 아침 찹쌀밥을 먹는다. 이 찹쌀밥은 납미(臘味)라 불리는 일종의 광동 소시지 볶음과 고수·파 등을 곁들여 먹는다.

 

황하 중하류에서는 동지(冬至)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이 지역 사람들은 수구(數九)라는 놀이를 하며,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수구에 관한 문헌은 1445년전 남북조(南北朝) 시대 양(梁)나라 종름(宗懔)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민가에서 하는 구구(九九)에 따르면 동지로부터 81일이면 추위가 끝난다.’라는 말이 있다. 수구 놀이 방법은 실전되었으며, 그 노래는 다음과 같다.

 

‘19·29에는 손을 내놓지 않고, 39·49에는 얼음 위로 다니지. 59·69에는 강변에서 버드나무를 보고, 79에는 강이 열리네.(강의 얼음이 녹아 배가 다닐 수 있다는 의미) 89에는 제비가 돌아오며, 99에 19를 더하면 여기저기 온통 밭갈이하는 소뿐일세.’

 

청나라 고록(顧祿)의 《청가록(清嘉錄)》에는 다음과 같이 겨울을 보내는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19·29에는 누가 불러도 손을 내놓지 않고,(추워 두 손 모두 면포(面袍)라는 도포 속에서 내놓지 않는다.) 39는 27, 울타리가 피리를 부네.

 

(찬 바람 부는 소리가 마치 피리 소리와 같다.) 49는 36, 잠은 노숙(露宿)하는 것 같고, 59는 45, 가난한 놈 길에서 춤추네.(가난하여 얇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몸을 움직여 따뜻하게 하고자 한다.)

 

춤추지 마라, 춤추지 마라, 아직 봄추위도 있단다. 69는 54, 집에 파리가 가득하고,(조금 따뜻해졌음을 나타냄.) 79는 63, 옷소매는 두 어깨에 걸쳤네.(날씨가 따뜻해지니 겨울옷은 벗어 어깨에 걸친다.)

 

89는 72, 고양이와 개는 서늘한 바닥에 누워 있고, 99는 81, 가난한 놈 벌 받기를 끝내고 이제 막 두 다리 뻗고 자려 하였더니, 모기·벼룩이 성화로구나.

 

*소한에 대한 속담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소한 대한에 눈이 오지 않으면 소서 대서에 논밭이 가뭄으로 갈라진다.

-소한 대한에 추워야 이듬해 봄이 따뜻하다.

-소한 대한에 설 준비를 한다.

-소한 추위가 대한 추위 이기긴 흔한 일이다.

-소한에 안개가 끼면 내년 농사 풍년이다.

-소한에 따뜻하면 입춘에 눈이 온다.

 

당나라 시인 원진은 〈소한십이월절(小寒十二月節)〉에서

 

小寒連大呂, (소한연대려: 소한이 대려 섣달에 있으니,

歡鵲壘新巢。(환작누신소; 까치도 새 둥지를 트는구나.

拾食尋河曲, (습식심하곡 ; 먹이 찾아 물굽이로 가는 것은,

銜紫遶樹梢。(함자요수초; 진흙 물어다 나무 끝에 집 지려 함이지.

霜鷹近北首, (상응근북수; 고고한 매는 머리를 북으로 두고,

雊雉隱藂茅。(구치은총모; 꿩들은 풀숲에 숨어 우는구나.

莫怪嚴凝切, (막괴엄응체; 날씨가 춥다고 괴이하다 마오,

春冬正月交。(춘동정월교; 봄과 겨울은 정월에야 바뀐다오.

 

라며, 비록 날씨는 일 년 중 가장 추울 때이나 자연은 이미 제 먼저 알고, 봄 맞을 준비를 시작하였음을 노래하고 있다.

 

* 중국 고대 역법에서는 십이율을 각각 열두 달의 이름으로 불렀는데, 양(陽)의 기운이 커지기 시작하는 동지가 들어있는 동짓달을 첫 음인 황종(黃鍾)이라 하고, 두 번째 달인 섣달을 대려(大呂)라 하였다. 십이율은 낮은음으로부터 황종(黃鍾), 대려(大呂), 태주(太簇), 협종(夾鍾), 고선(姑洗), 중려(仲呂), 유빈(蕤賓), 임종(林鍾), 이칙(夷則), 남려(南呂), 무역(無射), 응종(應鍾)이라 한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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