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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춘분(春分) -

日月陽陰均天,(일월양음균천) 해와 달, 낮과 밤이 같은 날

Eco-Times | 기사입력 2024/03/20 [08:10]

[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춘분(春分) -

日月陽陰均天,(일월양음균천) 해와 달, 낮과 밤이 같은 날

Eco-Times | 입력 : 2024/03/20 [08:10]

 

 

 과거 우리나라 왕실에서는 춘분날 제사를 지내고 빙실(氷室)의 얼음을 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민가에서는 춘분을 전후해서 봄보리를 갈았으며, 담을 고치고, 나물도 캐어 먹었다.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고, 청명하면 열병으로 만물이 자라지 못한다고도 여겼다.

 

또 춘분 구름 색이 푸르면 충해를 입고, 붉으면 가뭄, 검으면 수해, 누런색이면 풍년이 든다고 점치기도 했다. 조선조에서는 춘분을 기준으로 조석 두 끼를 먹던 밥을 세끼로 먹기 시작하고, 추분이 되면 다시 두 끼로 줄여 양식을 아꼈다는 기록도 있다.

 

중국인들도 춘분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기에 다양한 풍속이 전해온다. 당나라 시인 유장경(劉長卿)은 《춘분》이라는 시에서

 

 

日月陽陰均天,(일월양음균천) 해와 달, 낮과 밤이 같은 날,

玄鳥不辭桃花寒。(현조불사도화한) 제비는 꽃샘추위도 마다치 않네.

從來今日竪鷄子,(종래금일수견자) 옛날부터 오늘은 달걀 세우는 날,

川上良人放紙鳶。(천상양인방지연) 냇가 저 사람 종이연 날리네.

 

라고 춘분은 밤낮의 길이가 같고, 제비가 찾아오며, 달걀 세우기, 연날리기 놀이를 한다고 노래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춘분날 전통적인 놀이로는 다음과 같은것이 있다.

 

1, 달걀 세우기

춘분에는 밤낮의 길이가 같으니 균형이 잘 잡혔으므로 달걀을 잘 세울 수 있다고 보아 달걀 세우기를 했다. 그래서 ‘춘분이 되면, 달걀이 동이 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2, 연날리기

춘분이 되면 맑은 기운이 상승하고, 미풍이 잦아 연날리기에 좋다. 연날리기하다 보면 춘곤증이나 우울한 감정을 해소할 수 있게 되어, 예부터 연날리기를 즐겼다.

 

3, 봄나물 먹기

춘분날엔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을 피하였으며, 쑥․냉이․달래 등 다양한 봄나물을 먹었다. 그중에서도 쑥을 좋아하여 ‘춘벽호(春碧蒿)’라 불렀으며, 쑥과 물고기를 넣은 탕을 특별히 ‘춘탕(春湯)’이라도 하였다.

 

4, 춘우도 돌리기(送春牛)

춘분이 되면 춘우도를 만들어 집마다 돌리며, 풍년을 기원했다. 춘우도는 붉은 종이 또는 황색 종이에 그해의 음력 절기와 밭갈이하는 농부의 사진을 인쇄하였다. 춘우도를 돌리는 사람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농사가 잘되고 복이 들어오라는 내용을 노래한다. 집주인은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주면 노래는 그친다. 노래하는 사람을 ‘설춘(說春)’ 또는 ‘춘관(春官)’이라고 한다.

 

5, 참새 함정

춘분날 농민들은 편히 쉬며 탕완이라는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소를 채우지 않은 새알심 10여 개를 삶아, 밭 주변에 구덩이를 파고 가는 대나무로 설치한 함정에 넣어 두는 풍습이 있다. 이는 참새가 곡식을 쪼아먹지 말라는 염원의 표시라고 한다.

 

6, 춘제(春祭)

춘제의 풍습은 3,000여 년 전인 주(周)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다. 춘분이 되면 성묘하고, 사당에서 조상께 제사 지냈다. 춘제는 조상의 묘가 겨울을 나는 동안 훼손되지는 않았나 살펴보는 데 의의가 있다.

그 외에도 태양에 제사 지내기, 태양떡 먹기 등이 있으며, 속담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전해오고 있다.

 

춘분날에 비가 오면 풍년든다.

춘분에 춥지 않으면 청명에 춥다.

춘분날 서풍이 불면, 비가 많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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